['20대 후반'의 결혼이야기] "성향 제일 중요해, 현실은 스펙 쌓기"

박고은 기자 / 기사승인 : 2019-11-29 10: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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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은(27·여·가명)씨 커플이 2018년 5월 제주 보롬왓 메밀꽃팥에서 찍은 기념 사진. (사진=박지은씨 제공)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결혼. 각자의 인생을 살던 남녀가 '사랑'을 매개로 각자의 가정을 떠나 함께 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이 결혼은 로망보다는 현실이 되어왔고, 그래서 요즘 청년들의 '결혼시기'는 점점 늦춰지고 있다.

많은 부부들은 '동화속 결혼 생활'이라는 이상과 '현실 결혼 생활'의 혼란을 교차하며 좋은 남편·아버지 혹은 좋은 아내·어머니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실 속 정답은 언제나 명쾌하고 바로 옆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타임즈는 20대부터 40대까지 결혼을 앞두거나 한 커플들을 만나 결혼하기 전과 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20대 후반의 결혼 전… "외모도 중요하지만 성향, 가치관 잘 맞아야"

20대 후반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막 사회에 진입한 기성세대로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한다. 사회에 익숙해져가는 이 세대의 청년들은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는데 있어서 '성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 때 단순히 사랑하고 이뻐서 상대방과의 결혼을 꿈꿨다면 20대 후반에는 외적인 모습보다는 성격, 성향, 가치관 등이 비슷한지 보는 것이다.

현재 연애 3년차에 직장 생활 3년차인 박지은(27·여·가명)씨는 "20대 초반에는 상대방 외모를 더 중요시 했다면 20대 후반인 지금은 외모보다는 상대방 성격을 많이 보는거 같다"면서 "아무래도 연애 생각만 하는 20대 초반과 달리 후반에는 결혼 전제로 정착할 사람을 찾다보니 그런거 같다"고 말했다.

결혼 1년차에 직장 생활 5년차인 김보리(29·여·가명)씨도 "20대 후반되서는 취향 등 비슷한 점이 많은 지를 찾아보는 거 같다"며 "비슷한 점이 많으면 관계가 더 편안하고 오래 지속되는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세대의 결혼은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남성보다 비교적 사회생활을 일찍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20대 후반이 '결혼적령기'라고 말하지만,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결혼할 의향이 낮았다. 막 사회 생활에 입문한 남성들은 현재 '스펙 쌓기'가 더 중요한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 2년차에 아직 솔로인 권혁만(28·남)씨는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서 성격이 잘 맞는지가 제일 중요한거 같다"면서도 아직 연애와 결혼은 본인에게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잘 맞는 사람을 못찾아서 먼이야기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사실 남자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 인거 같다. 대학 졸업하고 군대 제대하고 이제 막 사회 생활을 했는데 무슨 연애에 결혼이냐"고 답했다.

이어 권씨는 "그동안 공부하면서 들인 비용과 시간도 있고,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취업해서 이제야 입사 2년 차가 됐다"며 "경력도, 경제력도 좀 더 안정돼야 연애든 결혼이든 마음의 준비가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6월 KB금융그룹의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서도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20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런 세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대 젊은 남성들의 가치관과 인식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 기성세대가 결혼은 필수라고 생각했던 것에 반해 인식의 변화로 최근 결혼을 멀리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최근 높아진 취업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스펙 쌓기에 몰입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문제는 상당히 많은 젊은 세대가 스펙을 쌓기 위해서 인생의 인연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20대 후반의 결혼 후… "남녀 역할은 동등히"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하는 20대 후반은 다른 세대보다 특히 남녀평등 의식이 높았다. 결혼 비용, 육아 역할 분담, 가사 분담에 있어서 '남녀 역할'이 동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맞벌이 부부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혼 5년차에 주부인 서슬기(28·여)씨는 "가사, 육아는 확실하게 분담할 필요가 있다"며 "보통 주부라고하면 '집에서 애만 보고있는데 뭐가 힘드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하루종일 아이들과 뒤치닥거리면 지친다"고 심정을 전했다.

김보리씨도 "맞벌이는 가사분담에 있어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혼 전에 명절에 처가와 시가를 번갈아 찾아뵙자고 주장했지만 '그래도 시가 먼저 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남편과 조금 다툼이 있었다. 이 부분을 아직 풀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대 후반의 청년들의 경우 결혼의 고민 해결로 여성의 과도한 일·가족 이중부담을 남성이 도와주고 서로 화합하고 격려해주며 살아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FM '유쾌한 시사 소영선입니다'에 출연한 최단비 변호사는 "가사를 똑같이 분담하는 문제가 아니라, 보통 배우자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서운함을 느낀다"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부부 갈등을 예방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선미 연세대 소셜오믹스 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은 "남성 가사노동 양이 증가할수록 배우자와의 관계만족도가 높아졌다"며 "관계만족도가 높을 경우 이혼에 대한 고려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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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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