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 회장 감형에도 이례적 보석 취소…삼성 의식했나

정상명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9 10:59:3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재판부 '준법감시위' 양형 사유 들어
이재용 부회장 판결 앞두고 삼성에 '감형 가이드라인' 제시 논란
"보석 취소가 삼성 봐주기 포석이라면 '부패 전담 재판부' 취지 훼손"
▲ 항소심 첫 공판 출석하는 이중근 부영 회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1심의 징역 5년보다 감형된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준법경영에 노력한 점을 감형 이유로 밝혔는데, 이는 같은 재판부에서 파기항소심을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중근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한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9일 법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에 적용됐던 준법경영에 대한 감형이 삼성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김세종·송영승 부장판사)는 부영 이중근 회장의 감형 사유로 "최고경영진이 그들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계열사들을 상대로 횡령, 배임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5월 준법감시실을 신설하며 준법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에서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적 사법 차원에서 준법감시위를 양형 사유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판결을 앞두고 법원이 삼성에 감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 셈이다.

이재용 회장은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뇌물규모를 더 많게 인정하면서, 실형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이미 삼성 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을 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열린 삼성 공판 관련 긴급간담회에서 민변 소속 김종보 변호사는 "치료적 사법은 아동학대, 약물중독, 성범죄 등 범죄자를 치료해 재사회화 하려는 개념"이라며 재판부는 삼성을 '응징'의 대상이 아닌 '치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치료적 사법 개념 외에 이중근 회장에게 엄형을 내린 점도, 삼성 감형을 위한 면책용으로 삼으려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재판부에서 두 재벌 총수를 감형하는데 따른 여론 비판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법조계에서는 이중근 회장의 형이 1심 징역 5년에서, 2심 2년6개월로 줄어들었다 해도 이를 감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1심의 징역 5년은 차명주식 관련 특경법 배임에 대해 징역 2년과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이 합쳐진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차명주식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기 때문에, 나머지 혐의들에서 징역 3년이 징역 2년6개월로 겨우 6개월이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무죄로 인정된 사항이 많아진 가운데 형량을 감형하면서 고령에 지병이 있는 이중근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재구속 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기업 송사 전문 변호사는 "감형과 동시에 보석을 취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며 "재판부가 삼성 판결을 앞두고 기업 봐주기 재판부의 이미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마저 제기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혐의에 무죄를 인정받은 이중근 회장 입장에서는 추후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더라도 이미 실형 집행이 상당 부분 집행된 이후다.

재판부에는 부패 전담 재판부가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제도로 취지는 '기업 범죄 사건을 재판부 한 곳에 몰아줘 양형을 엄격하고 통일되게 유지하려는 것'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약 이번 항소심 판결이 사건 자체가 아닌 재판부의 정략적 변수가 작용된 결과라면 이중근 회장의 억울함은 구제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중근 회장의 보석취소가 삼성 봐주기를 위한 포석이라면 이는 부패 전담 재판부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상명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