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싸우는 아세안-⑥] "인니 때문에"… 여름마다 미세먼지 고통받는 싱가포르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7 10: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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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의 나빠진 대기 질에 마스크를 쓴 어린이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싱가포르는 여름만 되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룬다. 인도네시아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들이 매년 여름 건기만 되면 나무를 재로 만들어 거름으로 사용하는 화전농업을 하면서 여기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인접국인 싱가포르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6일(이하 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이달 초 칼리만탄섬 등지에서 대규모 산불이 일어날 문제를 우려해 오는 9월28일까지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여름마다 인력을 투입해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들이 산불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정부 예산이 집중되면서 지난해보다 인력이 부족하고, 실제로 지난 4월 산불 방지 예산이 약 17% 삭감되면서 관리 소홀로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서쪽에 위치한 이웃나라 싱가포르다. 인도네시아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들이 산불을 일으키는 바람에 여름 건기만 되면 미세먼지가 유입돼 하늘을 뒤덮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일으키지도 않은 미세먼지 때문에 학교 문을 닫는 등 피해를 보는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다.

지난 2015년 약 160만 헥타르에 달하는 숲이 불타는 사상 최악의 산불이 발생하자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자국민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불쾌감을 직접 표출했다. 심지어 당시 맥도날드, KFC, 피자헛 등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배달원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싱가포르 국민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학저널 에이트모스피어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0년과 2015년 싱가포르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사망률 증가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 또한 알레르기나 암, 심장병 환자에 더 치명적이었다.

이에 싱가포르는 지난달 지난 2015년 산불을 일으킨 인도네시아 기업과 당사자들을 밝혀내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자국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싱가포르의 강경한 대응에 함께 공조할 예정이다. 하지만 산불을 일으킨 당사자들이 유죄로 밝혀져도 어떤 국가의 법에 따라 처벌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싱가포르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더라도 인도네시아는 유죄 판결이 날지언정 자국민과 기업을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우리는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양국의 공조를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그들이 유죄로 판결날 경우 처벌을 하겠지만 우리는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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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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