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미 칼럼] 에피쿠로스학파 VS. 스토아학파

유연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0-04-25 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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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미 논설위원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려 남편과 함께 집 주변 공원을 걸으러 나갔지요. 깜짝 놀랐어요. 아주 늦은 저녁시간이었는데도 24시 운영하는 음식점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는 거예요”

한 지인의 전언이다. 자조 섞인 목소리였다. 허탈함도 배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날이 그의 2주간의 격리생활이 해제된 날이었다.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의 마음이었다는 그의 심정, 그랬기에 그에게 음식점의 그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도착하자마자 격리대상이 되었다. 마침 그날 늦은 저녁시간에 격리가 해제된 모양이다.

그렇다. 동료, 친구 그리고 가족들이 모인 식당의 그 모습들, 예전에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했던 광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다시 한 번 눈길이 가는 모습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함께하자는 무언의 시선이다. 물론 모임 하는 사람, 모두들에게는 다 이유가 있을 게다. 이해한다. 하나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그 덕에 곱지 않은 그 무언의 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상징적 시선에 헬레니즘시대의 양대 철학파들을 반추해 본다면, 이는 나만이 적용하는 얄팍한 지식의 한 편린일까?

먼저, 그 시선에 대한 두 학파 창시자들의 반응을 보자. 물론 필자의 임의구성이다.


“왜 불편한 시선을 갖고 그래요. 개인의 삶이 우선인데. 즐겁다면 만나야죠. 현재가 중요한 겁니다. 만나고 싶으면 만나요. 하고 싶은 것은 먼저 향유해야 합니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죠. 전체는 무슨 전체예요, 먼저 개체가 존재해야 전체가 있는 것이죠” 에피쿠로스학파의 창시자, 에피쿠로스의 반응이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시와 같은 비상상황인데, 국가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죠. 현실은 팬데믹이예요. 다소 개인적으로는 불편하고 불쾌하더라도 국가 시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개인보다 전체를 생각 해야죠” 스토아학파의 창시자, 제논의 응답이다. 


그렇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학파, 위와 같이 서로 상반된 철학을 기조로 한다. 이들의 대표적인 견지(見地)다. 우선 에피쿠로스학파를 보자. 초점은 개인의 ‘삶’과 ‘쾌락’이다. 에피쿠로스철학의 핵심이다. 그러기에 ‘전체질서’보다는 개인의 쾌락이 우선이다. 만약 전체질서가 개인의 쾌락을 방해한다면,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라고 강조한다. 이 철학의 논점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물론 여기서의 쾌락은 세속적으로 생각하는 육체적인 향락이 아니다. 또한 방탕한 생활도 아니다. 이는 ‘몸의 고통과 마음의 혼란’을 없앤 평정의 마음을 의미한다. 정신적인 혼란은 쾌락의 진의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하기 위한 그들만의 공동생활,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에피쿠로스의 정원’이다. 


반면, 스토아학파는 아주 ‘역설적’이다. 그들에게는 ‘전체질서’가 우선이다. 개인의 삶은 뒷전이다. 그러기에 전체질서와 조화를 이루라고 단호하게 촉구한다. 스토아철학의 요체다. 비록, 전체질서가 개인의 삶을 방해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모두를 위해 이를 기꺼이 수용해야만 한다는 것. 결국 전체를 위해 발생하는 불만족, 불쾌감 그리고 불편함 등등의 것들을 개인은 당연히 감내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그것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말이다.

지금 소강상태인 듯한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하지만 이것은 올 겨울 재 유행 할 것으로 방역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창궐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더욱더 위험하다는 의미다. 그렇다. 예상 되는 위중한 미래와 만만치 않은 작금의 현실, 이러한 상황들은 우리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개인주의적인 삶을 위한 에피쿠로스철학을 선택할 것인가, 아님 전체질서를 위한 스토아철학을 선택할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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