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上] 김준 SK이노 총괄사장 “딥 체인지 실행력 높여야 산다”

조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9 09: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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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 CEO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준 총괄 사장은 올해 경영 환경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지금의 어려움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으로 봤다.

 
Q. 신년 초부터 국내외 사업장은 물론이고, CES를 거쳐 다보스 포럼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신년 소감은 어떠한지.
 
A. 벌써 새해가 밝은지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인사나 임원 단위 조직개편 시기 등을 생각하면 사실 2020년은 이미 12월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그만큼 SK이노베이션의 시계도 한 달가량 빨라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SK이노베이션 계열의 CEO 및 임원, 전 구성원은 모두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심적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새벽을 준비하고 맞이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성과가 달라지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해관계자의 더 큰 행복과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한 해를 바삐 시작하고 있습니다.
 

▲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소개하고 있다.

Q. SK는 해마다 그룹의 최고 경영진을 포함하여 CEO들이 다보스 포럼을 찾고 있다. 이번에도 다녀오셨는데, 어떤 생각을 하고 오셨는지.
 
A. 다보스포럼은 잘 알려진 것처럼 거시경제라든가 세계적인 트렌드를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 및 각 분야의 Guru등을 만나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사실 다보스 포럼만큼 비즈니스를 하기에 적합한 기회가 흔치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주력사업의 현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야 할 일이 많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다보스 포럼을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듣고 보고 느낀 점들을 다보스 현지에서 그룹 최고 경영층과 다양한 방법으로 토론하고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회도 하나의 큰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도 많은 것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또 많이들 그렇게 얘기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생각에 대한 동의와 공감하는 정도, 절박성은 사람마다 온도 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온도 차가 멀지 않은 미래에 다른 결과로 나타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보스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지금의 변화는 굉장히 준엄하고 명백함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포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Stakeholder Capitalism(이해관계자 자본주의)’입니다. 

경영의 최우선 목적이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우리가 목적함수를 ‘행복’으로 변경한 것도 그런 그림에서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서 회사와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우는 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7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CES 현장에 참석해 미래 E-모빌리티 산업에서의 성장 방안을 찾기 위한 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SK이노베이션 김철중 전략본부장(왼쪽부터)

Q.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참가했고, 그 현장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접 다녀왔는데 어떠셨는지.
 
A. 전통적인 CES의 관점에서 CES와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SK이노베이션의 참가는 사실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작년 첫 참가를 앞두고 그런 우려 섞인 시선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올해 두 번째 참여를 하면서 이제 SK이노베이션이 왜 CES에 나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을 주위에서 발견하기는 힘들게 됐습니다. CES 참가 두 해 만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뿐만 아니라 CES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 사업을 어떻게 더 크게 키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 부분에서도 작지 않은 성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장에서 다양한 고객을 만난 우리 구성원들이 직접 보고 느끼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이 많았으리라 판단합니다.

금번 CES 2020이 여러 가지를 보여주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더스트리 간 업역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픽업트럭을, 전자업체가 AI를 기반으로 한 컨셉 차량을, 자동차 회사는 플라잉 카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SK이노베이션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커진 느낌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 있던 우리 구성원들도 CES를 찾은 모든 기업이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지 않았을까 기대해 봅니다.

CES를 찾은 임원들과의 전략회의에서도 얘기했습니다만, ‘우리가 변화의 속도를 앞서간다면 큰 기회가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우리 모두가 직접 보고 느낀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딥 체인지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실감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CES를 준비한 우리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의 냉정하고도 날카로운 CES 관전평을 들으며 CES라는 장(場)을 통해서 우리의 성과를 1년 단위로 평가하고 새로운 한 해를 다짐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CES를 통해서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방향을 재점검 하고, 실행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Q. CES 관련 질문하나 더 드리겠다. 이번에 SK이노베이션은 ‘SK Inside’라는 슬로건을 갖고 주목을 받았는데, SK Inside, 어떤 의미인가.
 
A. SK이노베이션은 고객 행복을 혁신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고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시작한 것이 기존의 B2B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BM)을 B2B2C 형태로 딥체인지 하는 것입니다. 최종 소비자인 Customer가 B를 선택할 때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들어가 있느냐 하는 것이 그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B의 고객인 C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고객 B와 C의 행복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B를 통해 최종적으로 C에게 제공하는 차별적 우위의 기술과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 바로 ‘SK Inside’입니다. 심플하게 말씀드리면 혁신적인 e-모빌리티에 SK이노베이션의 기술과 제품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e-모빌리티는 자동차를 넘어, e-vtol, e-ship, e-train 등 모든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e-모빌리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초경량소재, 혈액의 역할을 하는 각종 윤활유,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소재 FCW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솔루션을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 관계사인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SKC 등과의 시너지는 SK이노베이션이 가진 또 다른 강점입니다. 따라서 미래 e-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Q SK이노베이션은 올해를 ‘새로운 10년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라며 ‘고객 행복의 혁신’을 그 첫 번째로 제시했는데, ‘고객 행복의 혁신’, 어떤 것인지.
 
A. 고객의 needs는 매우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 또한 매우 폭 넓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술적 변화가 그만큼 빠르고 넓다는 의미이지요. 

이 이야기를 우리 기준에서 본다면 지금까지의 공급자 혹은 사업 중심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발 앞서 내다보고, 사업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회사의 미래 또한 담보할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제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인식과 사업 수행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동태적인 고객과 사회의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해서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B2B를 넘어선 B2B2C 개념이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SK Inside’ 입니다. 또한, SK에너지에서 주유소를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예시입니다.

이를 통해서 고객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 고객을 확장해 가며 변화하는 needs에 부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면서 지속가능한 행복이 창출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고객 행복의 혁신’의 의미를 떠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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