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덕 칼럼] 아! 라돈 침대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 기사승인 : 2020-01-28 09: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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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세상을 한동안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라돈 침대에 대하여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폐암은 라돈 흡입만으로 생기는 특이성 질환이 아니라 유전·체질 등 선천적 요인과 식생활습관, 직업·환경적 요인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비특이성 질환"이며 "누구나 일상생활 중 흡연, 대기오염 등 다양한 폐암 발생 위험인자에 노출되는 점에 비춰 라돈 방출 침대 사용만으로 폐암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불기소처분 이유를 밝혔다. 또한 "사기죄는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을 속여 판매대금을 가로챈 것이 인정돼야 한다"며 "피의자 본인과 가족도 라돈 침대를 장기간 사용했기 때문에 유해성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기죄도 인정하지 않았다.

불기소처분이 내려졌지만 이미 라돈 침대를 생산했던 업체는 현금이 바닥나고 폐업위기에 몰려있다고 언론은 전한다.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국내 굴지 기업을 이런 상황으로 몰지 않았을 것이다. 명품기업은 치명적 손실을 입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생존권이 박탈되었다. 물론 라돈은 1급 발암물질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돈에 노출되면 바로 암에 걸린다는 것이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에 피폭되어야 암에 걸린다는 의미이다.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을 수 있지만 30~40도에서는 화상을 입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모든 독성 물질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오히려 치료를 위해 독성 물질을 소량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8년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라돈침대 매트리스의 방사선 피폭량이 기준치 1mSv의 최고 9.3배에 이른다고 발표하고 수거 및 폐기 명령을 내렸다. 측정량은 하루에 10시간을 침대 매트리스 2cm 높이에서 엎드려 호흡한다고 가정한 것이다. 그런데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100mSv 이하에서는 방사선 피폭에 의한 암발생이 의학계에 보고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불필요한 피폭을 줄이기 위해 일반인에게는 1mSv의 권고치를 제안하고 있을 뿐이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그 이상까지 허용하고 있다.

라돈은 어느 곳에나 다 존재한다. 라돈을 없애라는 건 지구를 없애라는 것과 같다. 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공동으로 출간한 '라돈 바로 알기'를 보면 주거환경 공기 중에는 어디나 지반에서 발생하는 천연 방사성 핵종인 라돈가스와 거기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핵종이 항상 존재하는데, 이들 방사성핵종을 흡입하면 우리가 방사선에 피폭된다. 상대적으로 라돈농도가 높을 수 있는 지하 공간, 특히 지하철에서 라돈 피폭 문제는 간헐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지만 그 피폭 수준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라돈으로 인한 우리 국민의 연평균(산술평균) 선량은 2.7mSv 정도이지만 4mSv 이상인 주택도 상당하며 수십mSv에 이르는 경우도 발견된다'고도 했다.

과학은 거짓을 말하지 않지만, 사람이 거짓말로 라돈 공포를 선동한다. 라돈 공포가 확산된 이유는 반원전환경단체들이 이 문제를 원전반대의 목적으로 확대 재생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력안전위는 소신 없이 환경단체의 눈치만 보기에 급급해서 과학적인 접근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나 그 기업에 속한 노동자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됐다. 우리나라보다 자연 라돈이 2배~3배 높은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등 조금 더 효과적인 조치가 가능했으리라 본다. 라돈에 의한 물의와 피해를 통해서 많은 국민이 라돈에 대하여 알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오히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기회로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와 비슷한 왜곡사례를 소개하며 글을 끝내려고 한다. TMI,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로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 원전이 TMI와 유사한 설계인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TMI 사고로 설비는 손상되었지만 인근 주민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고 원자로와 같은 부지에 있는 다른 원자로는 작년까지 운전하다 폐로 됐다는 사실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다. 문제는 반원전 운동원들이 이 사실을 숨기고 후쿠시마와 체르노빌만 이야기해 국민들의 공포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에서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알리지도 않는다. 체르노빌과 관련해서 43명이 사망했지만 아주 많은 사람이 사망한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언제까지 국민을 눈을 가리며 우롱할 것인가? 반원전 운동원들의 양심 회복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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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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