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앞두고...

아시아타임즈 / 기사승인 : 2020-02-19 03: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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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
오래 전인 1992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방한 당시 삼성전자 비디오 공장을 방문하여 생산라인을 시찰하였는데, 옐친 대통령이 필자의 회사에서 만들어 놓은 비젼검사 설비 앞을 무인반송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TV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당시 비디오사업부는 삼성의 최우수 사업부였으며, 필자의 회사에서 만들어 놓은 비젼시스템설비(카메라로 양부판정을 하는 설비)와 무인반송차 모두 첨단 설비에 속했다. 무인반송차는 생산라인의 정해진 궤도를 주행하지만 이른바 자율주행자동차의 원조 격이 아닐까 싶다.

과거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철도인 도쿄모노레일의 무인 운행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2011년 부산 도시철도 4호선을 시작으로 의정부, 용인, 부산, 대구, 인천 등 여러 곳에서 경전철 무인자율운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경우에는 무인자율운행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는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자율주행자동차라고 규정하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위험상황을 감지하여 판단 및 제어를 자동차가 스스로 해야 한다. 위에 이야기 한 것들은 전부다 한정된 상황에서 정해진 궤도를 운행하는 것이라 주변 상황에 따른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적지만, 자동차는 운행 궤도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도로 상의 온갖 복잡 미묘한 교통 상황들을 다 고려해야 하며, 법규를 위반하는 차량과 보행자들에 의한 응급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현대자동차는 야간 도심 자율운행에도 성공했지만 자동차가 인간의 뇌와 눈을 능가할 정도로 완벽해지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컴퓨터(알파고)는 바둑에서 이미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어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바둑은 단순히 게임의 승패가 걸려있지만, 자율주행자동차에는 인명과 재산이 걸려있기 때문에 매우 완벽한 기술개발이 필수다.

새로 개발하는 항공기를 시험하는 과정에서는 테스트 파일럿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허다하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인명사고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구글 웨이모나 우버 등도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중 운전자나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고들이 있었다. 밝은 하늘과 흰색 트레일러의 측면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나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사고가 난 경우도 있다.

시험 주행은 물론이고, 현재처럼 불완전한 자율운행자동차는 운전자가 언제든지 핸들과 브레이크를 조작하여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주의를 해야 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에는 이상이 없었다. 기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운전자의 조작 실수다.” 등의 변명으로 일관하며 단 한 건도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시인한 사례가 없다. 자율주행자동차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의 책임일까? 자동차 제조사, 자율주행프로그램 제작사, 운전자 중 누구의 책임인지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수 있다. 앞으로 급발진 사고처럼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의 책임소재를 놓고 자동차 회사와 소비자들 사이에 많은 분쟁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일 유명 브랜드 차량이 완전한 자율 주행도 아니고 자동 주차 중에 차량이 파손되었다는 뉴스도 있고, 이미 자율주행자동차 사고 책임을 놓고 법적 다툼으로 비화한 경우도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 레벨을 0에서 4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0는 운전자가 모든 조작을 하는 일반적인 자동차이며, 레벨4는 운전자나 탑승자가 전혀 조작을 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주행자동차이다. 레벨4나 우리나라 자동차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완벽한 자율운행자동차가 실용화되기까지는, 즉 탑승자가 설정한 목적지까지 사람이 조작하지 않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어 자동차가 모든 책임을 부담하기 전까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계속 책임소재를 놓고 분쟁이 발생할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업계는 현재 도로 교통법상의 운전 규정 역시 바꿔야 하고, 시험운행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도 서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자율주행자동차 시험 운행에서 탑승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차량이 완전 파손되어 사고 당시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결함 때문은 아니었다.”고 책임회피 주장부터 하고 보는 것이 자동차 회사들의 본능이다. 심지어 차량 결함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지하여도 정보력과 기술력에서 상대가 안 되는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EDR(사고기록장치)에 자율주행, 수동주행 모드까지 기록을 강제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레벨 4의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운전자들이 각별한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설사 완벽한 자율운행이 가능한 단계 이르더라도 전자 기계 장치들은 언제든 고장이 나거나 오동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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