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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1일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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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현장] "SRT 609열차, 수서역에서 출발합니다"…고속철도 운전석 탑승기

수서→광주송정 1시간 40분 기장과 동행
"모든 감각 총동원해 운전"…수백명 승객의 무게 느껴져
"내 목표는 안전운행…웃으면서 출퇴근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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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형 SR 기장이 SRT를 운전하고 있다. 사진은 SRT 운전석 내부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서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대도시 간 이동시간은 짧아졌고 '1일 생활권'이 됐다. 이제는 주요 도시로 2시간대 이동이 가능한 '반나절 생활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철도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출범한 SR은 경부선(수서~부산)과 호남선(수서~광주송정·목포)을 초고속으로 오가며 승객을 실어 나른다. 특히 수서고속철도 SRT는 개통 4년 반만에 이용객 9100만여명(2021년 5월 기준)을 돌파하며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 증가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1억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SRT에 지난 8일 몸을 싣었다. 오는 28일 '철도의 날'을 앞둔 시점에서 고속철도 시대를 이끄는 SRT의 운전석에 탑승해 철도의 운행 과정을 보고 철도인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SRT 맨 앞자리 '운전석 탑승기'를 시작한다.    

 

◇ "SRT 609열차, 출무신고 합니다"

 

수서역 출입제한구역 안 사무실에 울려 퍼지는 짧고 간결한 목소리. 짙은 자줏빛 제복을 입은 유석형 SR수서승무센터 기장이 근무 시작을 알리고 있다. 

 

유 기장은 이날 오후 12시 20분 수서역을 출발해 천안아산, 공주, 익산을 거쳐 1시 59분 광주송정역까지 가는 수서고속철도 SRT 운전을 맡았다. 광주에 도착해 3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열차를 몰아 수서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체온 측정 후 가장 먼저 일정과 운행 주의구간, 열차의 고장기록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승무일지를 작성한다. 승무 일지에 하루의 모든 것이 담기는 셈이다.

 

잠시 머무른 대기실에서는 열차를 기다리는 다른 기장들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기실은 고요했지만 저마다 출발의 설렘과 긴장을 품은 듯 활기가 느껴졌다. 

 

오전 11시 50분 사무실을 나서 승강장으로 향했다. 이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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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지정 속도를 나타내는 신호판과 (오른쪽) SRT의 핸들 격인 기어장치. (사진=김성은 기자)

◇ 시속 300㎞ 열차 안 '외로운 사투'…승객의 안전을 어깨에 이고

 

열차가 역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는 기장 혼자만의 사투가 시작된다. 다음 역까지 어떻게든 열차를 안전하게 끌고가야 한다. 운전할 때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만큼 화장실도 갈 수 없다. 이날 609열차에는 총 410석 중 268석의 좌석이 채워졌다. 그만큼 유 기장의 어깨도 무거워 보였다.

 

출발 전 열차 상태를 확인하고 3개나 되는 무전기 수신을 확인한 후 의자를 고쳐 앉는다. 12시 20분 출발시각이 되자 신호판에 30이라는 숫자가 떴다. 시속 30㎞로 출발하라는 뜻이다. 

 

천천히 출발한 열차가 수서역 인근을 벗어나자 신호판에 뜨는 숫자도 점점 커져갔다. 기장이 기어를 밀자 열차도 속도를 냈다. 어느새 최고 속도 300㎞에 도달했다. 탑승감은 자동차의 시속 100㎞ 속도에 불과했다. 수서에서 평택을 잇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율현터널의 끝을 빠져나오니 진동이 더 강해졌다.   

 

유 기장은 "선로 상태에 따라 진동이 다르다"며 "신호판에 지정 속도가 제시되지만 진동이 센 구간에서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신호판은 쉴새 없이 지정 속도를 보여줬다.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유 기장은 온 몸의 감각으로 열차를, 선로를 느끼며 운전하고 있었다. 그는 "눈으로는 앞을 주시하고,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몸으로 진동을 느낀다"며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기 때문에 도착하면 맥이 탁 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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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송정역에 정차하고 있는 SRT 열차. 기장은 위에 달린 'A' 표지판을 기준 삼아 열차를 정차한다. (사진=김성은 기자)

◇ 안전 또 안전…기장은 앞만 보고 가는 숙명

 

객실처럼 풍경을 볼 느긋한 순간의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럴 여유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커다랗게 난 창문은 오직 앞만 가리키고 있다. 시야에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아닌 철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안전을 위한 시스템과 설계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그 중 기장의 신호 확인 방법이 독특했다. 매번 손가락으로 계기판을 하나씩 가르키며 혼잣말로 내뱉은 후 속도를 조정했다. '지적확인 환호응답'이라는 방식이다. 그는 "이렇게 하면 실수를 5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며 "다른 기장들도 다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운전석에는 졸음방지 등을 위해 기장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6개의 VDS(기관사 운전 경계 장치)가 있다. 2.5초 동안 이 장치에 손이나 발을 떼고 있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경보음이 울린 뒤에도 움직임이 없으면 열차는 비상 정차하게 된다.    

 

오후 1시 59분, 빠르게 달려 광주 송정역에 도착하자 유 기장은 무전기 너머로 "열차 609, 614로 제자리 반복입니다"고 보고했다. 609열차가 잠시 정차했다가 그대로 614열차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기차에서 내린 유 기장은 저녁 무렵 다시 같은 길을 거쳐 수서로 돌아간다. 헤어지기 전 앞으로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매일 웃으면서 출근하고 웃으면서 퇴근하고 싶다"며 "지금처럼 안전운행을 기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후속 기사로 [AT 인터뷰] 유석형 SR 기장 "SRT 운전대 잡은 첫날, 감개무량해 잠 못 이뤘죠"가 이어집니다. 

 

김성은 기자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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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e5865@asiatime.co.kr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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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