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생산 차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양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를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GM은 일단 다음달 중순까지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한 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을 보고 이후 생산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GM은 지난 8일부터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을 50%만 가동하고 있다.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북미 지역 3개 조립 공장에 대한 감산 조치를 최소 3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GM 외에 도요타, 폴크스바겐, 스텔란티스, 포드, 르노, 스바루, 닛산, 혼다, 마즈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테슬라도 최근 2주간 보급형 세단인 모델3의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장정보 업체 IHS마킷은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 차질로 인해 올해 자동차 1분기 자동차 생산이 100만대 가까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어렵게 공장 가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직까지 감산 계획은 없지만 생산 차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매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재고를 보유한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차 협력사에만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쉬와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등 부품 협력사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적용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차가 지난 23일 공개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양산에도 차질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차에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가 최소 100개 이상 더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첫날부터 2만3000여대의 신기록을 세우며 올해 판매 목표(2만6500대) 달성을 눈앞에 뒀다. 국내 뿐 아니라 지난 25일(현지시간) 유럽에서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해당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명이 몰리며 하루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로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며, 5분만 충전해도 100㎞를 달릴 수 있다. 몰려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에 이어 다음달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CV도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어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CV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을 3초대에 구현한 모델로, 아이오닉 5 이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 반도체 수급 차질이 올해 3분기까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보다 수익성이 낮은데다 결함 발생과 안전사고, 리콜 등의 부담이 있어 신규 업체 진입이 용이하지 않은 탓에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기록적인 정전 사태로 NXP, 인피니언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들이 라인 가동을 멈추면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증시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관련주로 SFA반도체, 텔레칩스, 해성디에스, 아이에이, 유니퀘스트 등이 꼽힌다. SFA반도체가 대장주 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서비스(반도체 조립·테스트 등)를 하는 업체다.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손잡고 완전 자율주행차 핵심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관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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