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우리에게 조용히 다가오는 한 과학자가 있다. “자연은 결코 엔지니어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최고의 살충제로 각광받던 DDT와 싸워 승리를 거둔 미국의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L. Carson, 1907~1964)이다.
카슨은 1962년 살충제와 제초제 등 농약의 남용이 생태학적 위기를 초래하며 작은 새가 지저귀는 봄을 침묵케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환경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출간해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살충제와 살균제 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서술한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과학에 기초한 기술이 초래한 환경오염의 가공할 결과를 대중에게 처음으로 강렬히 인식시켰다.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은 살충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봄이 왔음에도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성 생태학자인 카슨은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격렬한 찬반 양론의 와중에서 농약의 잔류 영향에 대한 연구가 행해지고 1964년 미국에서는 DDT, BHC 등 9종류의 농약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리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일부 언론조차도 그녀의 주장을 ‘쓰레기 과학’이라고 몰아세우며 “수많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퇴치제인 DDT를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어떤 블로그는 카슨이 나치보다도 많은 사람을 죽인 셈이라며 그녀를 히틀러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녹색 테러(green terror)'라는 표현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말썽 많았던 트럼프의 국경장벽 프로젝트가 결국 허풍과 미완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바이든 당선자가 "더 이상 추진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트럼프가 추진했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은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트럼프는 심지어 이 국경장벽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가 있었다고 허풍을 떨기도 했다.
이제까지 완성된 국경장벽 길이는 453마일(729㎞)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트럼프가 약속한 1000마일(1천60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는 올해 초까지 500마일(804㎞) 이상이 완성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의 공약은 실패로 돌아갔다. 더구나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주장한 것과는 달리 멕시코가 아닌 미국 납세자들이 국경장벽 건설비를 내야 할 상황이다. 트럼프는 멕시코가 국경장벽 건설비를 지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멕시코는 건설비를 낼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많은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애물단지가 된 이 장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현대판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이 국경장벽의 원래 계획의 길이는 3200km, 높이는 9m로 강철로 돼 있다. 우리나라 휴전선 155마일(248km)에 비하면 엄청난 길이다.
이미 환경과 생태계를 망가뜨려 애물단지가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의 댐도 다를 바가 없다. “홍수 예방에 기여했다”는 가짜뉴스들은 트럼프 장벽이 “코로나19를 막는데 기여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네안데르탈 생물학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인간에게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라고 꼬집은 카슨의 주장은 더욱 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환경을 무시한 결과로 나타난 코로나19 재앙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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