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감소…농축산물 가격 고공행진
제수용품 가격에도 영향…설 차례상 비상
[아시아타임즈=신지훈 기자] “4000원에서 5000원이면 사던 계란 한판 가격이 한달 새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고기와 채소값도 비싸서 당장 설 차례상 비용이 걱정이네요.” (소비자 A씨)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 설보다 최소 10% 이상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설 명절을 앞두고 생활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제수용품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물가가 연이어 오르는 등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아 설 차례상 비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유통정보를 보면 평년 이맘 때 4500원 대에 팔리던 계란 1판 값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일 4700원대에 형성됐던 소매가격은 최근 63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5100원)과 평년(4600원)보다 최대 1700원 오른 상황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시장 공급량이 줄어든 탓이다.
대파 1kg 소매가격도 4860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한파로 출하작업이 지연돼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양파도 한파로 생육이 지연돼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다.
또 공급 불안과 작황 부진이 겹친 차례상 대표 과일인 배도 10개 기준 소매가가 4만7800원으로 1년전(2만9000원)보다 1만9000원 이상 비싸다.
이 같이 식재료를 비롯한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오는 설 차례상 비용도 지난해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aT는 설 차례상에 필요한 성수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1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통시장 17곳과 대형마트 27곳에서 28개 품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구입비용은 26만3283원, 대형마트에서는 36만2680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2020년 1월 8일 기준)보다 각각 3만2311원, 4만4757원이 올랐다.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가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류와 견과류, 나물류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봐도 4인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23만3750원으로 지난해보다 11% 늘었다.
조사 품목 중 21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고 7개 품목은 가격이 내렸다. 과일류 중에서는 사과가 상(上)품 5개 기준으로 22.3%, 배는 12.5% 각각 올랐다.
물가협회는 제수용과 선물용 수요가 늘고 있지만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낙과와 화상병 피해로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대과(大果)를 중심으로 추가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견과류 중에서는 밤과 대추 가격이 올랐다. 밤 1kg 구매 비용은 평균 8070원으로 지난해 설 때 7880원보다 2.4% 올랐고 대추(400g) 가격은 12.1% 상승했다. 다만, 곶감(상품 10개) 가격은 6.5% 하락했다.
나물류도 최근 한파 등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따라 출하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파(1단)는 지난해보다 100% 가격이 올랐고 시금치와 도라지 역시 각각 32.0%, 8.6%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무 가격은 35.7% 하락했다.
육류는 쇠고기(국거리 양지 400g)와 돼지고기(수육용 목삼겹 1kg) 가격이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25.7%, 17.6% 올랐다.
물가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작황 부진과 기상 악화, 가축 전염병 등으로 차례 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설 차례비용 부담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설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다음달 10일까지 민관합동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농수산물의 소비위축 가능성을 고려해 설 명절 농수산물 선물 가액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aT 서울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1월 29일과 2월 5일 두 차례 더 설 성수품 구입비용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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