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종료시 대출 부실화 예상…한계기업 문제 부각
올해 수시평가시 부실징후기업 증가…소상공인 폐업 줄줄이
"금융리스크 전이 우려…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 부각될 것"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원을 사실상 연장하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에 여당 등에서는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 등 관련 대출이 부실화할 것이라며, 대출로 연명하는 한계기업만 늘려 지원 종료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 큰 후폭풍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오는 3월말 만료되는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재연장키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9일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전(全) 금융권 만기 연장·상환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는 방역 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권 감내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한시적 조치들이 연내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자상환 유예에 은행권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에 "이자상환 유예가 1만3000건, 1570억원 정도 된다"며 "대출 규모는 4조7000억원 정도 되는데 그 정도는 금융권이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되며, 또 대부분 많은 차주들이 돈을 갚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다시 한번 만기연장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은 위원장은 20일 은행 영업점을 찾아 소상공인 2차 대출과 집합제한업종 임차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지원 프로그램의 차질 없는 이행을 독려했다.
정치권에서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가급적 금년 연말까지 연장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이자상환 유예 관련 대출의 절반 정도가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만기 자동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조치 종료시 대출 부실화가 예상된다"며 "12조원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대출도 공실률 상승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끝나면 한계기업에 대한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2020년 채권은행의 정기 기업신용위험평가 결과 157개사가 구조조정 대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돼 전년(210개사)대비 53개사 감소했다. 한계기업이라 할 수 있는 세부평가대상 기업수는 2019년 3307개에서 2020년 3508개로 201개나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징후기업의 수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영향을 배제하고 기업신용위험평가를 했기 때문으로, 잠재적인 부실징후기업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2021년 수시평가가 이루어질 경우 2021년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는 부실징후기업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상공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지금보다 낮았던 작년 8월 소상공인연합회 설문조사를 보면 소상공인 중 22.2%가 이미 자신의 사업이 폐업상태라고 응답했다.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는 응답은 50.6%를 차지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며 "기업 부실화가 확산되면 이에 따른 신용위험은 금융권으로 전이되므로 금융회사들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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