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출신' 친정부 인사…지주 회장 '현직 프리미엄'까지
소통형 리더…은행권·정부·당국간 조율자 역할 '기대'
사모펀드·핀테크 역차별에…"제대로된 대변인 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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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NH농협금융지주 |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낙점됐다. 관 출신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우수하고, 민간 금융사 CEO 재직 경험으로 금융권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어 은행권의 문제를 해소하고 성장활로를 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김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서도 높은 성적표를 받으려면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하고 은행산업의 신뢰도를 제고해야 하다. 은행권도 기존 회장과는 다른 행보로 은행산업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라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23일 오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제3차 회의에서 김광수 회장을 만장일치로 제14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김 회장에 대해 오랜 경륜과 은행산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및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 민간이면서 관료 출신…차기 회장으로 적임
김 회장이 만장일치로 선정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은행권이 원하는 관 출신이면서도 현직 프리미엄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김 회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에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 국세조세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맡았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에는 비서실에서 근무한 친정부 인사로 꼽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27회 동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의 큰 장점 중 하나로 인정 네트워크가 우수하다는 점이 꼽혀왔다.
은행권, 정부, 금융당국과 많은 소통으로 현안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그는 지덕을 겸비한 소통형 리더로 유명했다. 농협금융 회장 취임한 지난 2018년 4월 이후에도 딱딱한 회의 대신 토론을 통해 농협금융이 나아갈 길을 함께 정하고 임직원들과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소통하고 청년 이사들과 깜짱 미팅으로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90년대생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젊은 세대들의 감각을 함께 하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했다.
현장 경험을 통해 은행권의 현안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슬기롭게 헤쳐왔다는 점도 가점요인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농협금융은 김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1조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 3분기에도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460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937억원)대비 4.8% 증가했다.
또 지난 7월 '플랫폼 모델 정립', '디지털 생태계 인프라 구축', '인프라 구동' 관점의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계열사들은 2개월간 고객 전략을 최우선으로 상품·서비스, 채널, 데이터 연계 여부를 종합점검하고 농식품과 유통을 포함한 차별화된 범농협 디지털 생태계 모델을 정립했다. 또한 고객접점 관리, 고객인증, Pay, 제휴, 마이데이터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인프라 구축관련 세부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최근에는 은행 '디지털R&D센터'에 내·외부 아이디어를 결집하고 디지털선행기술을 연구하고 비즈니스로 구현할 수 있도록 그룹 'Shared Service Center(공유 서비스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고객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
■사모펀드 등 과제 산적…"기존과 다른 회장 돼달라"
물론 은행연합회장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은행권 최대 현안인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라임펀드 판매은행과 CEO에 대한 중징계를 예고했다. 옵티머스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에 대한 문제점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펀드 운용사에게 보다 판매사에 피해손실 책임을 지우면서도 과도한 징계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판매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면서 손실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과의 관계회복도 중요하다. 은행권과 금융당국은 그간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 자율배상 권고, 코로나19 금융지원은 물론 핀테크 기업과의 '기울어진 운동장' 역차별 논란 등으로 갈등이 커졌다.
때문에 은행권은 김 회장에게 금융당국과 원활한 소통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금융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율자 역할을 바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까지와 달리 은행연합회는 업계 대표 단체로서 은행권의 대변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는 당국,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은 물론 당당하게 은행권의 의견도 개진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고 말했다.
4차 산업으로 금융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고른 경쟁을 통해 기존 은행권의 발전도 도모해야 한다. 핀테크들만을 위한 규제완화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막강한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빅테크 기업에 금융정보는 물론 경제망까지 제공하며 성장성을 빼앗기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포털 플랫폼과 기존 금융사간 정보 비대칭성은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동일산업 동일규제' 원칙에서 나아가 은행도 이종사업을 영위해 '혁신'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락한 은행산업의 신뢰도 제고 역시 차기 연합회장의 미션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순기능을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홍보해 이미지를 쇄신시키는데 도움을 주길 바라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은 많은 사회공헌사업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왔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서민들에게 금융지원을 통해 희망을 나누려고 노력했지만, 이같은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고객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알리는 확성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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