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줄을 잇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 관련 방문자는 총 2837명이며, 이 가운데 진단검사를 받은 872명 중 15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확진자 중 45명이 전국 8개 시·도(부산·인천·광주·대전·전남·충북·충남·강원) 소재 21개 종교시설 및 모임을 통해 총 351명에게 바이러스를 추가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뒤 확진된 1차 감염자가 현재 154명이며, 추가 전파 사례로 추정되는 351명과 열방센터와의 관련성을 조사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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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방대본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관할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BTJ열방센터는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인터콥) 소속 연수원 시설로 알려졌다.
인터콥은 1983년 '미전도 종족(이슬람·불교·힌두교·샤머니즘)' 개척 선교를 목적으로 세워진 선교단체다. 특정 교파에 소속되지 않은 채 기존 교회 신자 상당수가 인터콥을 통해 해외선교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으로 선교사 1400여명을 파견했다. 하지만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등으로 이단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인터콥은 지난 9∼10일 화서면 BTJ열방센터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박 2일간 선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빌 게이츠 등 세계 갑부 8명이 코로나19를 퍼뜨려 불필요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앞서 최바울 인터콥 대표는 지난해 열린 광명의 한 교회에서 설교하면서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 기술 부자들이 코로나19를 핑계로 DNA 조작 백신을 만들어 전 세계 시민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음모론은 미국의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제기한 것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어넌은 '빌게이츠가 백신을 이용해 사람들 몸에 마이크로칩을 넣으려고 한다', '5G 이동통신 기술이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 등의 음모론을 맹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큐어넌은 친트럼프 극우단체로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해 불법 의회 점거를 주도한 것 역시 이들로 전해졌다. 하원의원까지 배출했다. 마조리 테일리 그린(47·공화당·조지아주)가 대표적이다. 그린 의원은 트위터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계정 영구정지에 대해 "실리콘 밸리 카르텔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외 수도권에서는 택시 회사와 의료기관에서 신규 집단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먼저 서울 강남구의 한 택시회사에서는 지난달 21일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발생한 후 접촉자 조사과정에서 종사자와 가족 등이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17명 가운데 지표환자를 포함한 종사자가 10명, 가족이 6명, 기타 접촉자가 1명이다. 경기 안산시의 한 병원과 관련해서는 지난 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환자와 종사자 등 총 11명이 확진돼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와 관련해서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총 1180명이 확진됐다. 추가 확진자 3명 가운데 1명은 종사자로,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2명은 수용자로, 1명은 지난 6차 검사에서 '미결정' 값이 나와 재검한 결과 확진됐고 나머지 1명은 남부교도소로 이감된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수용자 574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7차 전수검사에서도 12명이 추가로 확진됐으며 이는 10일 통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를 합하면 동부구치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192명으로 늘어난다.
경기 용인시 수지산성교회에서는 160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역 자체 집계로는 누적 확진자가 166명까지 불어난 상태다. 서울 양천구 요양시설 2번 사례에서는 총 46명이 확진됐다.
비수도권에서는 병원과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강원 속초의 한 의료기관에서는 지난달 29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환자와 종사자, 환자의 가족 등이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
또 충북 괴산·음성·진천군 3개 병원과 관련한 역학조사 결과 경기 안성시 소재 또 다른 병원과의 연관성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385명 불어났고, 전북 순창군의 요양병원과 관련해서도 확진자가 20명 더 늘어 총 96명이 됐다.
또 울산 중구의 교회 관련해서는 지난 6일 첫 환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2주간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26%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2099명으로, 이 가운데 현재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3141명으로 전체의 26.0%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