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단숨에 3000선을 넘어서면서 과열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이례적으로 "과열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나 회장은 평소 별다른 소신 발언을 하지 않아 왔다.
14일 나 회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최고경영자(CEO) 좌담회'에서 "버핏지수가 100% 넘는 등 과열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며 "주식시장이 혁신적이고 모험적 사업에 적합한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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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
이날 좌담회에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나 회장, 김신 SK증권 대표,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나 회장은 "자본시장의 발전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자본 공급 등 위해서 중대한 역할 한다"며 "주식시장의 성장은 투자자들의 이익으로 선순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비중 지나치게 높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지만 기관이나 연기금과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며 "국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자산 중 실적 배당상품 비중은 10%, 주식은 더욱 낮다. 연금이 바탕이 된 기관 비중이 높아야 시장 쏠림을 최소화할 수 있고개인투자자도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거래소 수장인 손병두 이사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손 이사장은 "코스피 3000선 돌파는 우리 증시가 미래 성장 중심의 신산업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결과"라며 "한국판 뉴딜 핵심인 IT, 전기차. 배터리 등 4차 산업 구조로 재편되고 실적 개선이 뒷받침 되면서 우리증시에 대한 전반적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글로벌 경기부양책도 증시 상승에 활력 불어넣은 주요 요인"이라며 "다만 최근 증시 상승세가 실물 경기 회복세와 괴리를 보이는 현상, 시장 과열을 경계해야 하다는 목소리 경청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위해 유동성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간 코스피 3000으로 인한 자본시장 운영에 역량을 기울이겠다"며 "유동성 장세라는 얘기가 나오고 외부 충격도 많이 도사리고 있다. 적어도 우리 스스로에 의해서 모처럼 찾아온 기회가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당부했다.
또 "많은 분들이 흥분한 상태인데 흥분한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성숙한 투자자 자세로서 어떤 분이 말했는데 시간을 사야지 조바심을 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신 SK증권 대표는 증시 버블 논란에 대해 "버블이라는 표현보다 저평가의 늪으로 빠지느냐 우려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실물자산이 글로벌에 봐서도 가격이 낮지 않은 상황인데 유독 주식만 저평가가 지속됐다"며 "과거에는 전통적인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실적 개선, 기술, 주가이익증가비율(PEG) 등이 가치를 보는 패러다임이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여력이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증시가 거품이라는 근거가 단순히 1년만에 2배 상승했다는 것으로만 보면 곤란하며, 2007년 2000포인트 돌파 당시를 고려하면 그렇게 빠른 속도도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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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
이현승 대표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해 "작년 미국 신규 ETF 중 30%가 액티브 상품이었다"며 "지수와의 상관계수를 70% 이상으로 하고 있다보니 패시브 ETF와 차별화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액티브 ETF는 수시로 편입 종목을 바꾸면서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노리는 상품이다.
이 대표는 "액티브 ETF 구성 종목을 매일 공개해야 하는데 매일 공개하다보면 운용전략이나 포트폴리오 때문에 부담이 간다"며 "ETF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성이나 이런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상관계수나 포트폴리오 공개 주기에 대한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진 대표는 외국인의 증시 유입 조건에 대해 "주식 시장이 많이 오르면서 타이밍 놓친 듯하다"며 "특별한 액션이 필요하다기보다는 한국 외에 다른 주변 국가들 상황 안정되면 추가 유입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