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및 한진그룹의 아시아나 파산 몰이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분노'
아시아나항공 기안기금 2조4000억 중 2400억원 사용, 나머지 2조1000억원은 비축…"여력 있어"
한진칼 법률 대리인 법정서 "대한항공, 1년내 5조원 갚아야, 정상적 자금조달 불가능"
아시아나항공 직원 "노딜 되면 대한항공 망하게 생긴 것, 통합 추진은 대한항공 살리기 위한 것"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노딜이 되면 대한항공이 망하게 생긴 거에요. 결국 산업은행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은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대한항공을 살리기 위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난 거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추진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진칼 최대주주 KCGI가 소송을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법정 심문의 내용을 살펴 본 아시아나항공 한 직원은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50부에서 한진칼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의 고창현 변호사는 “지금 대한항공은 영구채를 제외한 금융부채가 총 14조5000억원으로 이중 5조원 가까운 돈이 1년 내 만기다. 그러나 정상적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고 발언했다.
박 변호사는 “지금 항공산업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 맡겨두면 공멸할 거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며 “(중간생략)그럼 둘을 다 살릴 거냐, 한 개만 살릴 거냐, 한 개만이라면 어딜 살릴 거냐, 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고 대한항공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했다.
![]() |
▲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을 공식화 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내 분위기는 상당히 암울한 상태다. 30년 넘게 이어온 회사가 이제 대한항공에 흡수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사진= 아시아타임즈 DB |
이를 두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KCGI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문을 앞두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딜이 무산된다”며 그 다음 수순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긴급자금 투입이 무산되고 연내 파산을 피할 수 없다”고 한 협박식의 발언이 사실은 대한항공을 살리기 위한 의도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사정에 능통한 A직원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딜 무산시)항공산업이 다 붕괴된다. 파산할 정도로 안 끝난다고 협박식으로 말했지만, 법원에서 김앤장 변호사의 발언대로라면 이번 통합은 아시아나항공 살리기가 아닌 대한항공을 살리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아시아나항공 내에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사용처에 대한 오해와 이동걸 회장의 발언에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산은이 지난 9월11일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의 기안기금을 지원했는데, 최근 이동걸 회장이 “딜 무산시 긴급자금(기안기금)투입이 무산된다”고 한 부분을 놓고 아시아나항공 쪽에서는 협박식 표현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 |
▲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무산이 임박했다. 지난달 30일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3개월 재실사 카드를 꺼내자 금호산업이 거부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까지 나서 계약 무산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못 박았다. 사진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제공=산업은행 |
아시아나항공 직원 B씨는 “이동걸 회장이 이야기 했던 것 중 기안기금을 투입안하겠다고 한 협박식의 발언과 한진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6000억원의 자금 조달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 및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등을 운운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재기불능 상태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B씨는 “현재 회사(아시아나항공)는 산은이 지원한 2조4000억원 중 현재 3000억원 상당의 운영자금 밖에 쓰지 않았다”며 “지금 산은과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에 긴급히 자금조달이 되지 않으면 파산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2조1000억원을 쓰지 않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언론 등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다 쓰고, 내년에 또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올해 안 쓴 기안기금은 해가 지나면 제로가 되고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과 딜이 무산되면서 산은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4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기로한 3000억원 중 2400억원만 이 사용됐다.
즉 운영자금으로 600억원을 남겨두고 있고, 나머지 2조1000억원은 현산과의 거래 무산으로 채무자들의 독촉에 대비 시장안정자금으로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산은은 지난 9월 “이번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 경제의 불안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고용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등 시장안전판 역할을 적시(適時)에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정세균 총리 “빨리 해결해야”...‘LG-SK 배터리 소송’ 합의 급물살 탈까
현대제철, 지난해 영업익 78% ‘뚝’…“수익성 중심 경영 펼칠 것”
코로나 백신 엉덩이에 맞아도 되나?… 두테르테가 촉발시킨 엉뚱하지만 진지한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