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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8일 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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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 조원태 회장에 '재발방지책' 호소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3년전 악몽을 꺼내고 회사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 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두 번째 호소문으로 사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성폭력 피해자이자 대한항공 직원인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3차례 걸쳐 회사에 진정을 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었고, 지난 3월 조원태 회장에게 진정서를 보내고서야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추가조사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는 피해자의 진정에 회사는 ‘정황은 공감하지만 문제점이 없다’고 통보했고 이에 8개월 만에 다시 조 회장에게 호소하게 됐다.

▲ 3년전 악몽을 꺼내고 회사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 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두 번째 호소문으로 사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대한항공 직원인 피해자 A씨는 30일 호소문을 통해 “저는 성폭력 피해자”라며 “우리 회사가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해주고 공감해주는 조직의 분위기였더라면 저는 그토록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추가조사와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조 회장에게 “피해자 보호를 핑계로 사건을 무마하고 조사마저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이 아니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성범죄 대응에 앞장 서는 대한항공이 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조 회장의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선언했던 조직혁신을 믿고 회사에 성폭력 사실을 알렸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A씨는 “저는 회장님이 선언한 조직혁신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저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강간미수 및 성희롱 등 사건을 사법기관이 아닌 회사에 알리고, 그 진정이 면밀히 검토되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되리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제 사건에 대해 여성가족부 매뉴얼대로 징계 또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지만, 부하직원을 강간하려고 한 상사는 아무런 징계 없이 조용히 사직했고, 피해자인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대한항공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며 “제가 이 막다른 길에 이르면서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대한항공이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고,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때문”이라고 전정과 호소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와 동료들은 회장님의 리더십을 믿고 대한항공이 더 좋은 기업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저희의 희망에 응답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는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 후 공공운수노조 입장서와 피해자의 호소문을 한진그룹에 전달했다.
▲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와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들이 11월30일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대한항공 내 성폭력 사건 공공운수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아래는 대한항공 내 성폭력 피해자 A씨가 조원태 회장에게 보낸 호소문 

조원태 회장님 


저는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그 성폭력은 대한항공에서 오랜 기간 보직자로 근무한 조직의 권력자로부터 가해졌습니다. 저는 사건 당시 신고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해주고 공감해주는 조직의 분위기였더라면 저는 그토록 오랜 시간을 고통속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원태 회장님! ‘피해자 보호’를 핑계로 사건을 무마하고 조사마저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이 아니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여 성범죄 대응에 앞장서는 대한항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회장님은 취임 시 대한항공의 조직 혁신을 선언하였습니다. 저는 회장님이 선언한 조직 혁신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저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강간미수 및 성희롱 등의 사건을 사법기관이 아닌 회사에 알렸습니다. 100장에 가까운 저의 1차 진정서가 면밀히 검토되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되리라 기대하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제 사건에 관하여 여가부 매뉴얼 대로  '징계 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 적절한 조치로 인하여 부하직원을 강간하려 한 상사는 아무런 징계 없이 조용히 사직하였고, 피해자인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는 것입니까?


또한 피해자를 존중하고 보호하여 피해자의 관점으로 조치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차례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는 왜 존중하지 않으셨습니까? 회장님께 의견서를 보내자 그제 서야 부랴부랴 조사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저를 매각대상 사업장으로 보내려고 하는 등의 일련의 행보가 피해자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조치였습니까?


제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후 경험한 대한항공의 사건 처리 태도는 말씀하신 조직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혁신이 아니라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님! 저는 최근 법정에서 ‘조직 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측 대리인은 ‘우리에게 결정할 권한이 없다, 여기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님은 대한항공의 대표자로서 윤리경영의 책임이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같은 거대 기업이 오랜 시간과 많을 금전을 요구하는 법적 소송을 대한항공 조직 내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받은 직원 개인과 계속하여 다투는 것이 윤리적인 처사인지를 회장님이 살펴보아 주십시오.


대한항공은 그간 항공기 안전에 위해가 되는 사안은 선제적으로 방지하여 항공안전 분야의 우수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듯 직원의 성범죄에 대한 안전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건강한 조직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투자하는 회장님의 리더십을 보여주십시오.


저는 대한항공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제가 이 막다른 길에 이르면서까지 문제 제기를 한 이유는 대한항공이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고,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때문입니다.


저와 동료들은 회장님의 리더십을 믿고 대한항공이 더 좋은 기업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희망에 응답하여 주십시오.

김영봉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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