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 투자 회복세 양호…8월보다 상향
2차 석유파동‧외환위기 때 이어 성장률 역성장
코로나19 재유행 등 하방 압력 가능성도 제기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GDP 산출 이후 세 번째로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겪게 되는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수축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반영해 내년 성장률은 3.0%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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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26일 한은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전망에 비해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마이너스 1.1%로 예측했다.
앞서 역성장을 나타낸 해는 2차 석유파동이 벌어졌던 1980년(마이너스 1.6%),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마이너스 5.1%) 두차례로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한국 경제가 세 번째 GDP 역성장을 겪게 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0.2%포인트 상승한 3.0%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과 설비 투자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점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마이너스 1.1%로 전망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양호한 투자 흐름 지속 등으로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경제 흐름은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떻게 가정하느냐 전망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전망은 내년 중후반 이후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경제 활동 제약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백신 개발 상황을 거론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신 개발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개발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반등으로 한은이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마이너스 1.3%)보다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해왔다. 마이너스 1%대 초반의 성장을 기대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경제는 마이너스 1.1% 역성장하고, 내년에는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예산 소진 등에 따라 하방 요인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12월 한달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고 있어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과거 3월보단 시스템이 갖춰지고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충격은 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2월 경기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마이너스 1.33%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