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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센 캄보디아 총리 (사진=연합뉴스/AFP) |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캄보디아가 자국의 인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는 미국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캄보디아 현지매체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레이스에 참여하기도 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상하원의원 8명은 지난 1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인권과 노동법을 침해하고 있는 캄보디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은 우방국들과 협력해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는 훈 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또한 노동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만큼 캄보디아에 대한 특혜관세 철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30년 이상 캄보디아를 장기집권하고 있는 센 총리는 앞서 유럽연합(EU)으로부터도 제재를 받았다. 캄보디아가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지 않고 있으므로 기존에 보장했던 일반특혜관세(GSP)를 부분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의류산업 등은 더 높은 관세를 물고 EU에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 이를 돌파하고자 캄보디아는 최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으며, 한국과도 올해 타결을 목표로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정치인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데다 센 총리를 비판하는 것은 곧 캄보디아 국민들을 욕보이는 행위로 센 총리는 그동안 캄보디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또한 센 총리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자들을 처벌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 국가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미국 정치인들은 캄보디아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친 말린 캄보디아 법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치인들은 명확한 근거나 법적인 원칙 없이 이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고 밝혔다.
양국 간 관계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센 총리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인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들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중국조차 뒤늦게 축하 소식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친중’국가로 평가되는 캄보디아의 센 총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전 세계 국가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며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캄보디아 내 미군 해군기지 시설을 철거하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권이나 노동권 침해 문제를 크게 지적하지 않았지만 당선이 유력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가 소속된 민주당은 이같은 가치를 더 중시하는 만큼 캄보디아에 대한 제재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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